행정학과 윤효인 (2019년 경북 교육행정직 9급 합격)
안녕하십니까? 저는 19년도 경북 교육행정직 9급 시험에 합격하고, 현재 영천중앙초등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구가톨릭대학교 행정학과 16학번 윤효인이라고 합니다. 행정학과에 입학하게 되면 당연히 생각해볼 공무원 시험에 관심이 있거나, 재학 중 혹은 다른 일과 병행하면서 시험을 준비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이 수기를 남깁니다.
대부분 수험생의 공부 모습이 비슷할 겁니다.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를 통해 이론을 배우고, 기출 문제를 통해 실력을 점검합니다. 하지만 남들과 다르게 제가 신경 쓴 부분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일단 9급 시험이 어떤 시험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가셨으면 합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은 한 과목당 20문제로 총 다섯 과목, 100분 시험의 시험시간이 주어집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한 문제당 1분꼴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마킹 시간과 국어나 영어 독해지문에 할애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나머지 암기과목들은 문제를 보는 순간 답을 고르는 수준에 이르러야 합니다. 암기과목에 있어서 이러한 수준에 이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들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첫 번째, ‘한계선을 명확히 하자’입니다. 막상 공부를 시작하거나 인터넷 강의를 수강해보면 은근히 공부 분량이 많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에 이 문제집, 저 문제집에 손을 대고, 이 강의도 들어보고, 저 강의도 들어보게 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엔 기본서, 기본서와 함께 엮여있는 강사가 출판한 유형별 기출문제집까지만 풀었습니다. 수험생활 중에 모의고사도 풀어본 적이 없습니다. 대신 그 기출문제집을 시험 전날까지 회독했습니다. 이소룡이 실제로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천 가지 발차기를 한 번 연습한 사람보다 한 가지 발차기를 1000번 연습한 사람이 무섭다.’ 란 말이 있습니다. 9급 공무원 시험 역시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엽적으로 파고들자면 끊임없이 파고들 수 있기에 한계를 명확히 하고 그 부분을 확실히 알고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챕터 별 한 문제’ 입니다. 이 방법은 유형별 문제집에 한해서 설명하는 겁니다. 한국사를 예로 들자면 한국사 문제집을 보시면 보통 선사시대부터 시작해서 고대국가,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 근대, 현대 순으로 쭉 나열되어 있고 그 사이사이 문화사나 경제사 파트가 챕터 별로 나뉘어 있을 겁니다. 그럼 그 문제들을 처음부터 연속해서 푸는 게 아니라 나뉜 챕터 별로 한 문제씩 푸는 겁니다. 선사시대에서 한 문제, 고대국가에서 한 문제, 신라에서 한 문제, 백제에서 한 문제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렇게 현대까지 쭉 한 문제씩 푸는 겁니다. 끝까지 다 풀었다면 다시 앞으로 가서 챕터 별로 한 문제씩 풀면 됩니다. 이러면 짧은 시간에 전 범위에 걸친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공부시간에 집착하지 말자’ 입니다. 전 제가 몇 시간 공부했는지 재어 본 적이 없습니다. 주위에 보면 10시간씩 공부했다. 열 몇 시간씩 공부했다고 하는데 전 그렇게 공부할 자신도 없고, 그런 식으로 재는 게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았습니다. 대신 쉬는 시간과 과목별 공부시간 또한 따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국사를 챕터 별 한 문제로 30분 정도 봤다면 머리가 눅눅해질 겁니다. 그럼 지체 않고 책을 덮습니다. 그리고 바로 행정학을 펼칩니다. 행정학 역시 챕터 별 한 문제로 40분 정도 공부하다가 눅눅해진다면 또 바로 다른 선택과목을 펼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과목을 바꾸는 행위 자체가 휴식과 동시에 머리를 환기하는 기분을 주고, 따로 휴식시간을 가지지 않고도 공부를 이어갈 수 있게 합니다.
여담으로 두 가지 정도 드리고 싶은 말씀을 더 드리겠습니다.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통학생의 경우엔 대중교통에서의 시간이 그렇고, 굳이 등하굣길이 아니더라도 약속이 있거나 수업 사이사이 비는 시간을 활용하는 거죠. 저의 경우엔 블로그를 요긴하게 이용했습니다. 문제를 풀다가 헷갈리거나 암기해야 할 것들이 생기면 그때그때 문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제 블로그에 올려두었습니다. 그럼 그 날 하루의 암기거리가 생기죠. 그리고 시간이 날 때면 블로그에 들어가 암기했습니다. 수첩에 옮겨 적거나 따로 노트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은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더라도 겁먹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수험생활 중에 어려운 문제를 만난다면 더 주의 깊게 공부하면 될 것이고, 시험장에서 만나더라도 준비가 잘 되어있는 상태라면 나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어렵고, 틀릴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하시면 마음이 편하실 겁니다.
처음 교재를 받아보면 괜히 넓어 보이는 범위 탓에 지레 겁을 먹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과 수업만으로도 선택과목에 대한 부담은 덜 수 있을 겁니다. 행정학의 경우 학과 개론 수업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범위고, 그 외에 부분은 알아서 더 보충해나가면 되기에 걱정이 없을 겁니다. 21년도에 들면서 행정법 수업도 행정학과 커리큘럼에 포함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선택과목 준비가 더욱 수월해질 것입니다. 무턱대고 단편적인 지식을 쌓기보다 전공수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지식을 정리하고 수험적인 기술들을 연습하면 더욱 수험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행정직 동기들을 보면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시험 준비를 해서 임용되는 경우도 여럿 있습니다. ‘공무원은 호봉이 전부다. 빨리 일하는 게 최고다.‘ 라며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대구가톨릭대학교 행정학과에서 4년의 경험은 고졸 취업이 좋고, 나쁘냐의 가치판단을 떠나서 여러분에게 확연히 다른 시선을 갖게 할 것은 확실합니다. 그저 빠른 취업에만 혈안이 될 것이 아닌 다양한 경험을 쌓고, 다양한 관계를 맺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학교란 것이 본디 다양한 지역과 출신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그들만의 고유한 관점으로 지식을 나누고, 토론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갈수록 개인주의적으로 변하는 캠퍼스 풍경입니다. 다양한 전공을 떠나 같은 학과 내에서마저 선후배, 동기간 교류가 줄어드는 현실입니다. 열성적인 교수님들의 지지 아래 선배는 앞에서 끌어주며 후배는 뒤에서 밀어주는 그러한 행정학과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